천마와 불안·스트레스의 관계를 논문을 통해 살펴봅니다. 천마와 가스트로딘이 GABA, 세로토닌, 도파민, 스트레스 호르몬 및 신경염증에 미치는 영향을 동물실험과 최신 연구를 중심으로 알아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왜 불안해질까?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아주 익숙한 단어입니다.
직장이나 사업, 인간관계, 경제적인 문제처럼 심리적인 스트레스뿐 아니라 수면 부족이나 과로, 신체적인 피로 역시 우리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될 때입니다.
일시적인 긴장과 달리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체계, 염증반응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불안과 관련해서는 GABA,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과 코르티코스테론·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천마 역시 오래전부터 진정 및 신경계와 관련된 목적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현대 연구에서는 천마와 그 주요 성분들이 이러한 신경전달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①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천마의 항불안 효과를 연구했다
천마와 불안의 관계가 최근에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국내 학술자료를 찾아보면 **1996년 대한생물치료정신의학회지에 「천마의 항 불안 효과」**라는 연구가 발표되어 있습니다.
연구진은 천마(Gastrodia elata Blume)의 에탄올 추출물을 이용해 생쥐의 항불안 효과를 평가했습니다.
연구에서는 Elevated Plus Maze라는 동물실험 방법을 이용했으며, 천마 추출물을 만성적으로 경구 투여한 생쥐에서 항불안 작용이 관찰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작용에 GABA성 신경전달(GABAergic neurotransmission)이 중요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천마 추출물이 벤조디아제핀 수용체와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연구했습니다.
물론 이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상당히 오래전부터 천마와 불안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해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② 불안 연구에서 GABA가 중요한 이유
천마 이야기를 하다 보면 GABA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합니다.
GABA는 우리 뇌에서 중요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쉽게 말하면 신경세포가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뇌의 신경활동을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흥분성 신호 = 가속페달
GABA성 신호 = 브레이크
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GABA 시스템의 균형이 깨지면 신경계의 과도한 흥분과 불안, 수면 문제 등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천마의 항불안 작용을 연구한 국내 1996년 연구에서도 GABA성 신경전달체계가 중요한 작용기전일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③ 천마와 세로토닌·도파민의 관계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야기할 때 GABA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세로토닌(Serotonin)과 도파민(Dopamine)도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수면, 식욕 등 다양한 생리기능에 관여하고, 도파민은 보상·동기·운동기능 등 다양한 뇌 기능에 관여합니다.
천마 추출물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변화한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가 천마 투여 후 변화하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2024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만성 전기발 자극 스트레스로 불안 행동을 유도한 생쥐에게 천마 추출물을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천마 투여군에서 불안 행동이 완화되고, 스트레스로 감소했던 뇌의 도파민과 세로토닌 수치가 회복되는 양상이 관찰됐습니다. 또한 혈중 코르티코스테론과 뇌의 c-Fos 양성 세포도 감소했습니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입니다.
④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은 어떻게 변했을까?
스트레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HPA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입니다.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부신으로 이어지는 신호체계가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이 증가합니다.
사람에서는 대표적으로 코르티솔이 잘 알려져 있고, 실험동물에서는 코르티코스테론이 주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사용됩니다.
앞서 소개한 천마 추출물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에서 증가한 혈중 코르티코스테론이 천마 투여 후 감소하는 결과가 관찰됐습니다.
즉, 천마가 단순히 행동 변화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와 관련된 생리적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입니다.
다만 이 역시 동물실험 결과이므로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⑤ 천마가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경로, 신경염증
최근에는 불안과 우울을 단순히 신경전달물질의 문제로만 보지 않습니다.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 역시 중요한 연구 대상입니다.
뇌의 면역세포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여러 염증성 신호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신경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2026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발효 천마(Fermented Gastrodia elata)를 이용해 메스암페타민으로 유도한 생쥐의 신경염증과 불안·우울 유사 행동을 조사했습니다.
연구진은 발효 천마가 해마의 신경염증과 관련된 변화 및 불안·우울 유사 행동을 완화하는지 조사했으며, PI3K-AKT 신호경로가 이러한 작용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특정 약물에 의해 유도된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불안장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⑥ 발효 천마에서는 GABA와 항산화 관련 변화도 관찰됐다
2026년 연구에서 언급된 발효 천마는 일반 천마와는 조금 다른 형태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천마의 화학적 조성이 변화할 수 있고, 연구에서는 발효 천마의 주요 활성 성분 가운데 GABA와 4-HBA(4-hydroxybenzyl alcohol) 등이 언급됐습니다.
기존 동물실험에서도 발효 천마가 스트레스 및 불안·우울 유사 행동 모델에서 해마의 GABA와 SOD 수준을 높이는 변화와 관련된 결과가 보고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바로
"발효 천마 = GABA 보충제"
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GABA의 뇌 내 작용은 복잡하고, 식품이나 천연물에 들어 있는 GABA가 그대로 뇌에 전달되어 동일한 효과를 낸다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연구에서는 GABA 수치 변화와 신경전달체계 전체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⑦ 천마의 항불안 효과는 가스트로딘 하나 때문일까?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천마가 불안에 영향을 준다면 가스트로딘 때문일까?"
현재 연구를 보면 반드시 가스트로딘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천마에는 가스트로딘 외에도
- 4-HBA
- 4-HBAld
- Parishin A
- Parishin B
- Parishin C
- GABA
등 다양한 성분이 존재합니다.
천마의 여러 성분을 대상으로 한 리뷰에서도 항불안·진정·항우울 작용과 관련해 GABA, 세로토닌, 도파민, HPA 축, 항산화 및 항염증 경로 등이 함께 연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천마의 신경계 작용을
"가스트로딘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
라고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오히려 여러 성분이 서로 다른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작용 가능성을 연구하는 단계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⑧ 천마를 가공하면 항불안 관련 효과도 달라질까?
이 부분은 우리 시리즈의 핵심인 흑천마와도 연결됩니다.

천마는 생천마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식으로 가공됩니다.
2023년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천마와 증숙한 천마, 그리고 별도의 알코올 증숙 천마를 비교했습니다.
연구진은 가공 과정에서 일부 성분의 함량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알코올 증숙 후에는 가스트로딘, 4-HBA, Parishin B, Parishin C의 상대적 함량이 증가하고 Parishin A와 Parishin E는 감소했습니다.
또한 생천마와 증숙 천마 모두 생쥐의 수면 및 만성 스트레스 모델에서 항불안 관련 효과가 관찰됐습니다.
이 연구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왜냐하면 가공방법에 따라 천마의 성분 조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선 편에서 이야기했던 5증5포 흑천마를 연구할 때도 단순히 "천마와 똑같다"고 볼 것이 아니라 가공 전후의 성분 변화와 실제 흑천마 자체에 대한 연구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⑨ 그렇다면 천마가 불안장애를 개선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천마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가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
불안 행동 감소
세로토닌 변화
도파민 변화
GABA 관련 작용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신경염증 조절
등이 관찰됐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곧바로
"천마가 불안장애를 치료한다."
라고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불안장애는 단순한 스트레스와 다른 의학적 질환이며, 사람에게서 치료 효과가 확립되었는지를 판단하려면 적절하게 설계된 임상시험이 필요합니다.
2018년 가스트로딘의 중추신경계 관련 연구를 종합한 리뷰에서도 불안·우울을 포함한 여러 신경계 질환에서 전임상 연구 결과가 존재하지만, 임상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상세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정리했습니다.
⑩ 천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여러 경로'다
지금까지 5편부터 8편까지 천마의 뇌 관련 연구를 살펴봤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계속해서 비슷한 연구 키워드가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뇌졸중
→ 산화스트레스
→ 염증
→ 신경세포 손상
치매
→ 아밀로이드 베타
→ 산화스트레스
→ 신경염증
→ 인지기능
불안·스트레스
→ GABA
→ 세로토닌
→ 도파민
→ 스트레스 호르몬
→ 신경염증
서로 다른 질환처럼 보이지만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신경전달체계, 신경세포 보호라는 공통된 연구 영역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천마가 신경계 연구에서 계속 주목받는 것입니다.
⑪ 그런데 흑천마는 어떻게 봐야 할까?
여기서 다시 한번 천마와 흑천마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연구의 대상은 대부분
천마 추출물
천마의 특정 성분
가스트로딘
발효 천마
등입니다.
따라서 이런 연구 결과를 그대로
"5증5포 흑천마가 불안장애를 개선한다."
라고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5증5포 방식으로 가공한 흑천마 자체가 사람의 불안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임상시험이 충분히 축적되어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점은 앞선 6편과 7편에서도 계속 강조했던 부분입니다.
천마 연구 결과와 흑천마의 효능을 동일시하지 않는 것.
이게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⑫ 지금까지 연구를 표로 정리하면
| 불안 행동 | 동물모델에서 불안 행동 감소 | 동물실험 |
| GABA | GABA성 신경전달 관련 작용 가능성 | 동물·기전 연구 |
| 세로토닌 | 스트레스 모델에서 변화 관찰 | 동물실험 |
| 도파민 | 스트레스 모델에서 변화 관찰 | 동물실험 |
| 스트레스 호르몬 | 코르티코스테론 감소 관찰 | 동물실험 |
| 신경염증 | 미세아교세포·염증 경로 연구 | 세포·동물실험 |
| 항산화 | SOD 등 항산화 관련 변화 | 동물실험 |
| 발효 천마 | 불안·우울 유사 행동 관련 연구 | 동물실험 |
| 사람의 불안장애 | 치료 효과 확립 여부 불충분 | 추가 임상연구 필요 |
| 5증5포 흑천마 | 불안장애 개선 임상근거 부족 | 추가 연구 필요 |
⑬ 결론 — 천마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까?
현재까지의 연구만 놓고 보면 천마가 불안과 스트레스 연구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동물실험에서는 천마와 천마의 일부 성분이
GABA성 신경전달
세로토닌
도파민
스트레스 호르몬
신경염증
항산화 방어체계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사람의 불안장애 치료 효과로 확대해서 말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따라서 현재 연구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천마와 가스트로딘은 동물실험 및 전임상 연구에서 GABA성 신경전달, 세로토닌·도파민, 스트레스 반응 및 신경염증과 관련된 변화를 나타내며 불안·스트레스 완화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불안장애 치료 또는 예방 효과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이 정도가 과학적으로도 가장 안전하고, 블로그의 신뢰도도 높일 수 있는 표현입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6편에서는 천마와 뇌졸중, 7편에서는 천마와 치매·인지기능, 그리고 이번 8편에서는 천마와 불안·스트레스를 살펴봤습니다.
세 가지 주제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산화스트레스
신경염증
신경세포 보호
그리고 가스트로딘을 비롯한 천마의 다양한 성분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도대체 천마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고, 가공하면 그 성분들은 어떻게 달라지는 것일까?"
다음 9편에서는 바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 참고 논문
① 「천마의 항 불안 효과」 — 대한생물치료정신의학회, 1996
국내에서 천마 에탄올 추출물의 항불안 작용을 생쥐에서 연구한 논문. GABA성 신경전달체계의 관련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② A Review on Central Nervous System Effects of Gastrodin — Frontiers in Pharmacology, 2018
가스트로딘의 불안·우울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관련 전임상 연구를 종합한 리뷰입니다.
③ Gastrodin: a comprehensive pharmacological review — 2024
가스트로딘의 항염증·항산화·신경보호 및 다양한 신호전달 경로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리뷰입니다.
④ The effects of Gastrodia elata on anxiety-like behavior in mice — 2024
스트레스로 불안 행동을 유도한 생쥐에서 천마 추출물과 도파민·세로토닌 및 코르티코스테론 변화를 조사한 연구입니다.
⑤ A novel alcohol steamed preparation from Gastrodia elata Blume — 2023
천마의 가공에 따른 성분 변화와 수면·항불안 관련 동물실험을 조사한 연구입니다.
⑥ Gastrodia elata fermentation alleviates... — 2026
발효 천마와 신경염증, 불안·우울 유사 행동 및 PI3K-AKT 신호경로의 관계를 조사한 최신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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